우리 사랑스런 실바 T_T




비센테-앙굴로씨, 호아킨-비아나, 비야-로페즈씨 교체
Goles: 0-1 David Silva (min.30), Drogba (min. 53)
GOLAZO,
뭐 다른 거 있습니까. 오늘 첼시전에서의 실바의 그 골이 바로 골라쏘인겁니다. 딱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GOLAZO, 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뭐, 그 키케가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바모(Vamo)! 라고 외쳤지 말입니다; 이야, 진짜 멋졌어요. 이틀 연속으로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잤기 때문에 오늘 수업 시간에 꽤 졸렸는데 그럴 때마다 실바의 골라쏘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오고 웃음을 참느라 잠에서 깨고.. 뭐 그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배로 고맙다, 실바야; 지난 인테르전에서 그랬듯, 오늘의 이 골도 지금 느끼는 이 소중함 보다 몇 배는 더 소중한 골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어쨌든 실바의 멋진 선제골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첼시에게 내주지 않을 수 있었던 실점을 내주는 바람에 아쉽게 무승부로 마무리 지었습니다만 원정 경기에서의 득점, 그리고 패배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 인테르전때와는 사뭇 다르게 솔직히 기분은 안 좋습니다만 -_-;

발렌시아의 축구
지난 인테르 원정 때에도 그러했듯이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며 어웨이 경기에서의 득점에 가중치가 부여되는 토너먼트의 원정 경기 목표는 '이기는 것' 보다는 '지지 않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기본 목표는 '지지 않는 것'. 비야를 비롯해서 다들 무리한 공격 시도는 하지 않지만(비야가 오프 사이드가 하나도 없었죠.)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원정 득점을 위해 침착하게 정공법으로 승부를 겁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든 공격 시도들이 이렇게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이쁘죠; 그리고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원하는 걸 얻어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무척이나 중요한 곳을 두 곳이나 땜빵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경기는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비록 비센테가 급격하게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왼쪽이 뚫리기 시작했지만 적절하게 클리어링 가능한 수준이었고 어차피 첫번째 교체 카드는 비센테 아웃이었을겁니다. 어쨌든 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었다면 당연히 이기는 것이 베스트 초이스. 굳이 들어앉을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골 넣고 만족하는 팀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예상치 못한 두 가지의 변수가 생깁니다. 하나는 우리 쪽의 빼도 박도 못할 미스로 인한 실점. 다른 하나는 정말 난감한 비센테의 부상으로 어차피 적절한 시점에 투입될 예정이었을 앙굴로씨가 조기 투입. 그래서 기본 목표였던 '지지 않는 것'으로 다시 방향을 선회하면서 선을 끌어내립니다. 쉽게 말해서 중원을 내주고 공간을 지우는 발렌시아스러운 지키기에 돌입. 그러면 끝난 겁니다. 우리 팀이라서 갖고 있는 확신, 믿음, 과신, 맹신, 뭐 어떤 말을 듣는다 해도 상관없으니 말합니다만 발렌시아는 일단 제대로 지키기로 작정하면 공과 중원을 내줄지언정 공격을 위한 공간은 결코 쉽게 내주지 않습니다. 물론 골 에어리어 근처의 공간만 지우는 게 아니라 직접 슈팅이 가능한 일반적인 범위의 공간은 대부분 다 지우는 겁니다. 작은 틈새가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커버링이 가능한 공간들 뿐이죠. 물론 그렇게 공간이 없는데 공은 가지고 있으니 어떻게 하긴 해야겠어서 그냥 지르는 건 안하느니만 못합니다. 붕붕 띄워봤자 우리한텐 공중볼과 맨마킹의 스페셜리스트들이 있다는 거. 그나마 영리한 방법은 키핑에 조낸 자신 있는 선수가 어거지로 뚫고 들어가려고 하면서 반칙을 유도해 프리킥 얻어내는 것 정도인데 확실히 세트피스라면 기본적인 공간을 주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득점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근데 아무도 안하더군요; 실제로 바르카 같은 경우는 우리가 잠그기 들어가면 사이드 돌파도 할 줄 알고 크로스도 날릴 줄 알지만 기본적으로 쓸데없이 붕붕 띄운다거나 하는 무리한 공격 시도를 하는 대신에 프리킥 등의 세트 피스 상황을 노립니다-_-; 확실히 호나우딩요 정도 되는 키핑에 킥력이면 할 만한 방법이거든요. 우리가 알아서 내 준 중원 차지하고 앉아서 내지른 걸로 압도했다고 생각하거나 우리가 밀리니까 우리 자리에 들어앉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늘 얘기하고 싶었던 거지만 우리는 득점이 필요할 때는 공격하고, 수비가 필요할 때는 지킵니다. '무조건' 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결정하는' 겁니다. 절대로 져서는 안되고, 이미 원정 득점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며, 원정 경기에서 추가 득점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예상치 못한 실점을 했으며 거의 동시에 키 플레이어 중에 하나를 잃었고 그로 인해서 조기에 앙굴로씨가 투입되는 상황은 지키기로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겁니다. 슈팅 수고 뭐고 때리면 뭐합니까? 온 타겟이 2개밖에 없었는데. 우리도 2개죠. 게다가 2개 중에 하나 우리가 준거고 -_-...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키케는 여러모로 멋집니다. 어쨌든 늘 경기를 앞두고, 혹은 경기를 마친 후에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이것저것 투덜대는 게 제 일상입니다만; 결과적으로는 키케가 맞는 경우가 절대 다수지요. 물론 정답이 늘 하나인 것도 아니고 언제나 정답을 콕 찍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늘 정답에 가깝게, 혹은 정답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우리 감독이라는 게 참 행복합니다. 누구처럼 '내가 해도 너보단 잘하겠다 ㅆㅂ' 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감독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銀_R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