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정말 태어나서 지금까지 봐왔던 것보다 더 많은 눈들을 여기 온 한 달하고도 열흘이라는 시간동안 본 것 같다. 당분간은 더 보게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나라에, 이 곳에 오자마자 그 미친 듯한 날씨 덕분에 2주간 감기에 시달리면서 끙끙댄 게 마냥 헛된 일은 아니었던지, 도무지 추위에 내성 따위 생기지 않을 것 같았던 나도 좀 추위에 강해진 것 같기도 하다 -.- 영하의 날씨에도 '그래도 오늘은 좀 따뜻하네' 같은 말을 할 수 있게 된 걸 보면. 어쨌든 그 지독한 감기 이후로는 감기 비슷한 것에 시달리는 일은 없어졌으니 다행이다.

둘. 학교 생활에도 좀 적응이 되고, 한숨 돌리게 된 덕분에 급하지만 미루고 있었던 일들 몇 가지를 해결했다. 계좌를 만들고, 셀폰도 새로 했고. -그 멍청이 같던 플랜 아닌 플랜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 뭐 원래 셀폰이랑 그리 친한 사람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없으면 큰 일 나겠더라고. 끙. 아, 그리고 이거 한국으로도 문자 가고 받을 수도 있고 그렇다. SK가 하는 서비스라서 -.- 그리고 드디어 인터넷을 신청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한 일주일 정도면 되지 않을까.

셋. 생활 패턴은 크다면 크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변하지는 않았다. 초반에 시차적응 같은 게 필요없었다는 얘기를 했던 건, 정말 바른 생활 어린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오전 7시에 일어나서 밤 10시쯤에는 졸려서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 근데 내 원래 생활 패턴, 지나친 야행성을 고려한다면 그건 시차적응 중이었던 거다 -.- 아팠던 탓에 신나게 듣지도 않는 약을 먹어댄 것도 한 몫 했겠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서 서서히 취침시간이 늦춰지더니 이제는 두세시 까지 안자고 데굴거리게 되었다. 좋은 건지 아닌건지 -_-; 거기다가 일어나는 시간은 좀 땡겨져서 6시 40분쯤에 일어나고 있고. 학교 안가는 날은 9시까지 자지만. 아, 엄청 달라진 건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에 가고 있다는 것 정도일라나. 아직은 가기 싫은 거 억지로 가고 있는 느낌이 반 정도 섞여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넷. 먹는 거. 진짜 밥 챙겨 먹는 거 귀찮아서 죽겠다. 여튼 여기 와서 좀 가리는 게 사라진 거 같긴 하다.

다섯. 이거 진짜 절실한건데, 축구 보고 싶다. 곧 볼 수 있게 되겠지만. 한국에 있을 때랑 여기 와서 있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게 축구 보는 거라는 느낌이 들 때마다 내가 좀 무덤덤한 인간이구나, 싶긴 하다.



 뭐 더 두드리고 싶은 얘기는 없고, 사실 애초부터 그런 게 있진 않았지만 손가락 푸는 느낌으로 다다닥. 아, 맞다. 티스토리 탁상 달력이 여기까지 왔다. 별 기대 없이, 그것도 엄청 늦게 정보 수정 했었는데. 사실 여기 주소로 처음 받아보는 우편물이기도 했고, 이래저래 즐거웠다 :D 캬하하. 지금은 책상 위에 얌전히 놓여 있고.
 
 ....아아, 과제하러 가야지 -.-

'그냥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런거다.  (6) 2008.04.10
일신상의 변화.  (10) 2008.01.19
수다.  (6) 2007.12.15
Posted by 銀_R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