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있어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둬왔고, 그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무슨 말을 해야하는건지 모르겠는 상황. 하하. 여전히 저는 서포터라는 건 꿈을 꾸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아무리 현실이 차갑게 다가와도 좀처럼 그 꿈에서 깨기 힘든 게 당연한 존재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관찰 대상은 저 자신이니까. 사실 좀 보고 있기 괴롭고 힘든 건 사실이거든요. 여태까지 겪어왔던 그 어떤 일보다 힘든 건 내가 사랑하는 선수들이 '버려지거나' 혹은 '떠나야만' 한다는 거라는 것도 절실히 깨닫고 있구요. 확실히 후자보다 전자쪽이 더 괴로운 일이지만, 뭐, 그런거죠. 그거든 이거든 마찬가지로 정말 끔찍하다는 거. 팀의 발전을 위해서 더이상 이 선수가 할 일이 없겠다 싶어서 혹은 다른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서 안타깝지만 떠나보내는 것과 전혀 그렇지 않은데, 재정 상황이니 뭐니 하는 축구 외적인 이유로 반강제적으로 빼앗겨야 하는 것 같은 상황은 정말 느낌이 다르다는 거죠. 눈물이 날 정도로. 무엇보다 선수에게도 혹은 누가 될지 모르는 감독들에게도, 심지어 팬들에게조차 팀의 미래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르르면, 정말, 뭐든 토해내고 싶다가도 숨이 턱 막혀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아니, 제시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단지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레벨의 미래와 비전이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는거니까. 어찌됐든 제시받지 못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미래, 라는 걸까요. 아직 시즌이 남아있다는 사실. 여전히 안심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없다는 사실. 그 어느때보다 길고 힘들고 괴로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 그 어느 하나도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까지도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이 이상한 기분의 원인들이겠죠. 어쩌면 주위에서 들려오는 낯선 언어들의 홍수 속에 있다는 게 가장 비현실적인걸지도 모르지만.

Posted by 銀_R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