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바이, 파블리토.

이제는 나의 파블리토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게 슬프다, 그 무엇보다도.
나는 여전히 파블로 아이마르라는 선수를 사랑하고 아끼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테지만,
그런 아이마르가 이젠 우리팀의 21번이 아니라는 게 마음이 쓰려.
올 여름은 정말 잔인하고 잔인하다.

2001년의 여름, 그리고 2006년의 여름.
하나의 마침표가 맺어지는 순간.

바이바이, 파블리토.

사실 난 아직도 왜 아이마르가 발렌시아를 떠나야 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알고 싶지 않고. 마음 같아선 지금이라도 붙들고 늘어지고 싶으니까. 제법 오래전부터 이적하게 될거라는 이야기가 들려와서, 게다가 아이마르 본인이 떠나고 싶다고 한다기에 제법 단단히 각오하고 있었다고 믿고 있었는데 아니었나보다. 이리도 답답하고 먹먹하고 슬프고 안타까워서 견디기가 힘든 걸 보니. 만약, 피치 위에 다른 유니폼을 입고 서 있는 아이마르를 보면 어떤 기분일까. 암담하다. 리베르, 발렌시아, 아르헨티나. 내가 좋아하는 저 유니폼들이 아닌 다른 유니폼의 아이마르라니. 상상해 본 적도 없는데. 어쨌든 나는 질질 끌고 싶지 않아서 잽싸게 안녕이라고 말하고 본다. 정말로 말처럼, 안녕, 잘가. 거기서도 잘해야해. ...라고 딱 잘라낼 수 있는 감정이라면 정말로 좋겠다. 안녕, 아이마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