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로페즈씨, 델군-비아나 교체 Goles : 1-0 Min. 17 Van Nistelrooy 1-1 Min. 51 Morientes 2-1 Min. 73 Sergio Ramos
안타까움 안타깝다, 안타깝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올 시즌 우리 참 많이 안쓰럽습니다. 솔직히 경기에 졌다는 사실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분했던 순간은 가고가 나가고 구티가, 이과인이 나가고 벡스가, 호빙요가 나가고 레예스가 나올 때 였습니다. 까놓고 우리가 진 이유는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도 우리 선수들 11명 가운데에서 알비올군, 캡틴, 실바, 비야, 모로는 정상이 아닌 몸을 이끌고 뛰고 있었고 그런 사실이 안타깝고 안쓰러워서, 그래서 움직임이 좀 나빠도 뭐라고 화도 못 내겠더군요 -_-; 짜증은 좀 냈지만. 언젠가도 말한 적 있지만 전 머리로 팬질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경기 하나하나에 울고 웃고 저번 경기 못해도 이번 경기 잘하면 좋아하고 그렇게 감정에 충실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화도 못 낼 만한 상황에 빠져버리면 기운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어쨌든 그래서 전반적인 경기 내용에 대한 얘기는 할 생각이 없구요. 선수 몇 명에 대한 얘기나 해두고 넘어갈 생각입니다. 진 경기 감상문 쓰는 것도 꽤나 오랜만이네요. 진짜 감상문이 될 것 같습니다 -_-;
미구엘
Q왜 레알의 공격의 기점이었던 가고에게 압박을 걸어 그로부터 사이드로 도달하는 패스 코스를 차단하는 것을 할 수 없었는가?(첫번째 실점이 딱 가고에서 토레스로 들어가 크로스 연결됐었죠.)
A 물론 가고가 있던 곳에서부터 마드리드가 천천히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곧 깨달았다. 그래서 비야도 모리엔테스도 가고에게 압박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내 사이드 쪽을 이야기한다면, 호아킨이 적의 사이드 백에게 붙을 타이밍이 늦어져버렸다. 그렇게 되어 버렸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건 그를 뒤에서부터 서포트하는 내가, 나의 뒷 쪽으로 달려 들어오려고 하는 호빙요의 움직임을 경계해서 포지션을 높게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아킨이 호빙요와 토레스 중 어느 쪽에 붙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늦어져 버렸다고 생각한다. 나는 알벨다와 알비올의 라인과 같은 높이의 위치를 확보했어야 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미드필드는 알벨다와 알비올, 둘 만이 되어 버리는 문제를 끌어안게 되어 버렸다. 반대로 레알의 미드필드에는 디아라, 이과인, 라울, 반 니스텔루이, 호빙요가 들어가 그들이 우리 진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어버렸다. 하프 타임에 키케 감독에게 조언을 얻어, 나는 보다 높은 위치에서 호아킨을 서포트했다. 그렇게 했더니 우리들은 시합의 흐름을 끌어 올 수 있었다. 호아킨의 크로스에서 동점을 얻어냈을 때에는, 역전을 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호아킨은 교체(후반 22분, 부상)되어 버렸고, 우리 상황은 괴로워져 버렸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져버렸다. 초반의 20분간, 후반 초반과 같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얘기하는 미구엘의 얼굴에서, 호빙요와의 포지셔닝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것에 대한 분함, 막 싸워나가려고 하는 찰나에 호아킨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묻어나는 표정이 떠올랐다, 라고 쓰여있더군요. 그렇지요. 뭐, 안타까워 하는 것과는 별개로 저는 늘 상대가 누구던간에 우리 선수들에게 승리만을 바랍니다. 냉정하지 못하는 팬의 숙명인거고, 키케와 우리 선수들에 대해 제가 갖출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입니다. 미구엘이 말하는 것을 간단히 얘기하면 평소에 늘 하던 것(=센터 하프와 동일 선상에서 호아킨을 서포트)을 호빙요와의 자리 싸움에서 밀려 쳐지는 바람에 하지 못했다는 얘긴데, 솔직하게 경기 중에 느꼈던 부분을 얘기하자면 전 미구엘이 호빙요한테 밀려서 그럴 리는 없고, 너무 많이 뛰어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건 변하지 않았구요. 그래서 미구엘이 분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네요. 그리고 호아킨이 나가기 직전에 가고 대신 구티가 들어오면서 뿌리는 패스 수준이 좀 더 나아졌죠. 여러모로 운이 없었습니다. 전 지금도 솔직히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마드리드가 최근 플레이가 꽤나 나아지긴 했고 실제로 지난 메스타야 경기보다 몇배는 더 나아졌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이었던 것은 아니었고, 미구엘도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보다 빠르게 우리의 패턴대로 나갈 수 있었더라면 충분히 이겼을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죠. 물론 이번엔 저번만큼 기분이 더럽지는 않습니다 -_-;
델군 몇 번이나 얘기하는 거지만 전 원래 경기를 수비 중심으로 봅니다. 워낙 어려서부터의 습관이라 고쳐지지가 않는데, 뭐 딱히 고쳐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구요. 그래서 굉장히 까칠합니다, 그 쪽으로는. 그런 걸 고려한다고 해도 이 경기에서의 델군의 플레이는 평점 5 이상 주면 후한거죠. 원래는 4점이었는데 마지막에 이케르가 막아낸 발리 하나 때린 걸로 1점 더 주기로 했습니다. 얘도 우리 애니까(..) 물론 왜 아직 플레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지 이해는 합니다. 이해하는 것과 별도로 짜증나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얘기하는거고. 그래도 포기는 안하니까 계속 얘기하는 거겠죠; 이번 시즌은 그렇다치고 정말 다음 시즌에는 잘해줄 거라고 믿고(델군도 믿고 R모님도 믿고-_-~) 잘해줘야만 하고 기왕이면 다음 경기서부터라도 잘해줬으면 좋겠는데 솔직하게 가능하다면 더이상 무리하게 선발 출장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사실 키케라고 가끔 반짝반짝하기는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을 한결 같이 유지하는 플레이는 기대하기 힘든 것이 뻔한데 그렇게 긴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를 이렇게 막 쓰고 싶겠습니까; 다들 아시다시피 수비지상주의자 키케이지 말입니다 -_-; 새삼스럽게 세비야전에서 쓸데없이 카드 받아서 결장을 자초한 마르체나가 왜 이렇게 미운지 모르겠네요; 최근에 참 마르체나가 이렇게나 아쉬운 상황이 많은데요 -_-;;;; 다시 델군 이야기로 돌아가서. 델군이 복귀하기 전에, 아마 1월달쯤 했던 인터뷰에서 델군이 한 말이 있는데 전 그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습니다.
처음의 세 경기 정도는 어렵겠지. 하지만 피치 위는 쉽지 않다. 내 상태가 돌아온다면 틀림없이 팀에 절대적인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만족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부분은 첫마디. 처음 세 경기 정도는 어렵겠지, 라는 말입니다. 뒷말이야 얘가 굳이 말 안해도 그래줘야만 하는 거고, 저도 그럴거라고 아직까지도 생각합니다. 반 년을 훌쩍 넘기는 재활을 거치고서도 세 경기 정도로 폼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진 선수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기대치가 높습니다. 빌바오 시절에 봤던 모습들과 상관없이 그렇다는 거거든요. 어차피 예전 팀에서 어떤 플레이를 얼마만큼 해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우리팀에서 얼마나 해내주느냐가 저한텐 중요하니까요.
모로 호아킨과의 합작으로 날린 부메랑은 멋졌습니다. 경기 내내 움직임도 이게 진짜 모로 맞나-_-; 싶을 정도로 좋았죠. 그만큼 날려먹은 것도 많았지만요. 어쨌든 상대적으로-_- 비야가 컨디션이 더 말이 아니었으니 모로가 더 많이 뛰었어야 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역시 뿌리 깊은 모로의 마드리드에 대한 모순된 감정(이라고 밖에는 딱히 설명할 말이 없는 그런 것)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카니님의 모습도 조금 낯설었고. (웃음) 그리고 모로랑 간만에 뛰어서 그런건지 기운이 펄펄 넘치던 라울.. OTL 왜 우리 경기에서.. OTL
호아킨 부상, 허벅지 근육에 이상이 있다는 듯 합니다. 제발 별 문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은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는데 우리 진짜 이상합니다. 시즌 내내 별 문제 없던 앙굴로씨가 눕자마자 튼튼한 호아킨까지 다치는 건 진짜. 부상신이 포지션마다 돌아가면서 자리 잡는 건지. 이제 가비군 하나 돌아올건데 로테이션은 원래 1 : 1 이건만 진짜 너무하지 말입니다. 어쨌든 별 탈 없기만을 바래야겠지요. 요새 호아킨 서 있기만 해도 이쁜데 T_T (..물론 진짜 서 있기만 하면 안됩니다만 :)솔직하게 경기 보면서 호아킨이 교체될 때 부상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키케가 미쳤구나, 혹은 마드리드가 구티, 벡스 들여보내니까 우리도 교체할 수 있다고 시위하는건가, 별의별 생각을 다 했었는데 다시 한 번 키케에게 사과를 해야겠네요 -_-; 잘못했어요 -_-;;
이번 시즌 더 심해진 것들
1. 킥이 좋지 않다. 2. 사이드에서 날아오는 공에 대한 반응이 늦다. 3. 왠만하면 나오지 않는다.
위의 얘기는 카니님에 대한 얘기구요. 뭐 그건 그렇고 실점에 대한 얘기만 좀 하고 넘어가자면 첫번째 실점은 결정적으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 니스텔루이를 프리로 놔둔다.' 라는 말도 안되는 실수를 했기 때문에, 두번째 실점은 수비 라인의 호흡이 처참하게 망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상식적....이라고 까지는 하기 그렇지만 수비 라인이 너무 끌어내려져 있었죠; 벡스의 킥....이라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긴 했겠지만은. 경기를 보면서는 델군을 잡아먹고 싶을 정도였는데 그 자리에서 반칙을 해서 프리킥을 내준 것이 실점의 원인이라고까지는 하기 좀 그렇...죠. 하필이면 키커가 벡스였다는 게 좀 난감했던거고. 그렇다고 잘했다는 건 아니구요-_-;
* 언급 안 한 선수들은 언급하고 싶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한풀이를 하게 될 것 같아서 관두는 겁니다 OTL 아,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라모스 -_-; 진짜 너 이러지 말라고... 정말 좋아하는 선수가 우리팀 상대로 골을 넣는다거나 하면 속이 뒤집어지네요, 몇 배는 더. 비슷한 의미로 라울도, 이케르도 참 짜증났지 말입니다. 끙.
냉정하게 ...라는 건 제 특기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해둬야. 머리가 말하는 것과 마음이 말하는 것이 다를 때가 많은 게 서포팅이지만요. 여튼 베르나베우에서 고생 많이 하고 돌아올 우리 선수들 푹 쉬고 다음 경기 준비 잘해줬으면 좋겠네요. 저도 일주일간은 시험 공부 좀 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늘 경기 있는 B팀, S팀, Z팀 다 졌으면 좋겠다는 것 정도. 간만에 이웃 응원, 마음속으로나마 격하게 해봅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