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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저한테 축구선수가 아닌 외국인의 얼굴을 구분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 중에 하나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축구선수들 이름을 외우고, 그 이름이랑 얼굴을 매치시키고 하는 건 저 스스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할 정도거든요. 정말로 사람 이름 외우고 얼굴이랑 매치시키는 일에는 재능이 없어서. 그래서 꽤나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보는 편이지만 이름과 얼굴, 배역과 출연작까지 모두 매치가 되는 배우는 정말 드뭅니다. 이건 딱히 실제 배우들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작품 캐릭터 이름 외우는 것도 못하거든요. 드라마를 몇 시즌씩이나 열중해서 보고 난 뒤에도 주인공 이름 정도 밖에 모르고 그러니까. 대부분은 주인공 이름도 잘 기억 못할 때가 많죠. 물론 다들 아는 아주 유명한 경우는 말고. 그런건 상식으로 알고 있는거니까. 뭐, 그것도 그리 풍부하진 않지만요. 어쨌든 그 정도의 지각능력을 가지고 영화나 드라마를 봐대기 때문에 이름 외우고 얼굴이랑 매치도 확실하고 출연작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배우라면 좋아하는 배우인 확률이 거의 90%. 배역이름까지 기억나면 그건 기적인거구요. 사실 좋아하는 배우가 별로 없다는 말이랑 같은 얘기죠. 정말로 별로 없기도 하고.

  여하튼 그 별로 없는 좋아하는 배우 중에 하나가 이 사람,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간단하게 리스.

  좋아하는 배우라고 막 이것저것 다 뒤져가면서 출연작들 줄줄 꿰고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리고 그런 수준은 아니지만요. 그렇게 좋아하는 배우는 한 명 정도로 충분하니까. 그래도 운 좋게 개봉일을 알게 된다던가 출연작을 알게 되면 꼭 찾아보는 정도. 그냥 딱 그 정도의 편안한 호감. 이 정도 레벨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도 딱히 많진 않네요. 머리 쥐어뜯어가며 생각하면 더 나올지도 모르지만 지금 딱 생각나는 건 서너명 정도뿐이니.

  사실 참으로 느닷없이 이런 포스팅을 이 시간에 하고 있는 건 곧 이 배우 출연작 하나가 개봉한다는 걸 알았거든요. 볼만한 영화 없나 뒤지다가 우연히. 그래서 생각난김에 포스팅 하나 해둬야지, 싶어진거고.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 라는 영화인데 언뜻 스틸컷 몇 장 들여다보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마, 배우 이름이며 캐릭터 이름 제대로 못 외우는 이유 중에 하나가 영화 보기 전에 감독, 배우, 장르와 소재 정도를 제외한 정보 같은 걸 미리 알아두지 않고 보는 습관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이 영화의 경우는 리스가 밴드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다, 라는 게 제가 아는 전부네요. 아, 로빈 윌리엄스가 나온다는 것도 알고 있고. 어쨌든 저 위에 사진이 어거스트 러쉬 스틸컷. 역시 매력적으로 생겼어요, 이 아이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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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은 꽤 필모그래피가 긴 배우인데 여전히 어디 출연한다, 혹은 출연작 개봉한다 이러면 깜짝깜짝 놀라고 그럽니다. 분명 처음 본 건 거의 10년전인데, 정작 좋아하는 배우라고 생각하고 확실하게 그 존재를 각인하게 된 건 얼마 안되다보니까 생기는 일 같지만. 아니, 더 정확하게는 분명 좋아해서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는데 그 감정이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잊었다가 다시 호감이 생긴 케이스, 라서 그 간극 때문에 생기는 느낌인거겠지만요. 그 간격이 좀 길어야 말이지 ㄱ-; ...벨벳 골드마인의 브라이언이더군요. 그거 알고 나서 내가 정말 이정도로 배우 구분 못하나 싶었지 말입니다(..) 그게 1998년작이니까, 대략 8년만에 재인지.

  '슈팅 라이크 베컴' 이 호감의 시작ㅡ 아니, 재시작. 이 영화, 제목이 주는 미묘한 부끄러움만 참고 보면 정말 괜찮은 영화지 말입니다. 뭐든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는거거든요, 푸흐흐. 사실 정말 제목이랑 포스터만 보고 보나마나 유치찬란할 영화라고 생각해서 보러 가자는 지인의 제안도 뿌리치고 개봉 당시에는 극구 거부하면서 안봤었는데 어쩌다 우연히 작년에 봤거든요. 뭐, 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꽤 괜찮은 영화였지요. 그리고 리스는 이 영화에서 아이리쉬 축구코치로 나옵니다. 배우를 좋아하느냐 마느냐는 연기력이 너무너무 뛰어나다거나 하는 이유라기보단 내 감정선을 어떻게, 얼마나 건드리느냐에 달려있는 일이라. 단순히 연기 잘하는 걸 기준으로 삼기엔 그러면 좋아해야하는 배우가 너무 많아져서 곤란하기도 하고. 어쨌든 정말 제 취향에 딱 부합하는 완벽한 캐릭터였습니다, 진짜. 일단 외모도 그렇지만 그 묘하게 꽉 막힌 성격도 아이리쉬스럽고 ㅡ실제로도 아일랜드 코크 태생이지만ㅡ 게다가 역할이 잉글랜드에 사는 좌절한 전직 축구선수이자 현직 여자축구부 코치인 아이리쉬. 뭐, 그런게 좋았지 말입니다.


  여튼 이게 2006년이었으니까, 좋아하게 된 이후로 제대로 된 영화 출연작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 좀 두근거리네요. 그 두근거림이 포스팅 하기 시작한 이유기도 하고. 이렇게 장황해질줄은 예상했던바지만 좀 심하게 장황해지고 있네요(..) 사실 MI3 에도 나오긴 나왔는데 정말 잠깐 나와서. 정작 영화관에 앉아서 볼 때는 리스인지도 몰랐지 말입니다? 튜더스 보면서 애정도는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긴 했지만 역시 영화가 보고 싶었거든요. 뭐, 튜더스만 해도 리스가 나온다는 거 알고 본 거 아니긴 합니다; 역사물을 좋아하는데 로마가 시즌 2로 마무리지어지고 볼 게 없던 중에 튜더스가 시작해서 보기 시작한 것 뿐이니. 주연 배우, 그러니까 헨리 8세 역이 리스라서 좀 놀랐지 말입니다. 덕분에 애정도는 착착 쌓였지만. 아무래도 아이리쉬라는 게 호감이 생긴 결정적인 원인이다 보니까. 이 사람이 얼마만큼 교과서적인 아이리쉬인지는 모르는 일인거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배우다보니 국적이 썩 중요하진 않겠지만 헨리 8세 역할을 맡은 배우가 아이리쉬라는 건 꽤나 아이러니하다고 아직까지도 생각하고 있거든요. 물론 리스가 연기한 헨리 8세 캐릭터에는 완전 만족합니다만. 푸흐흐.

  뭐, 하고 싶었던 말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라는 배우가 좋다, 그래서 이 배우의 신작인 어거스트 러쉬라는 영화가 보고 싶다' 이거였는데, 글 질질 늘려서 쓰는 습관은 평생 못고칠 거 같습니다(..) 여하간에 날씨 추워지니까 슬슬 영화 보고 싶어지고 그러네요. 제가 원래 겨울에는 영화관에 줄기차게 들락날락거리거든요. 올해는 그렇게까진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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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銀_R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