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천재 아이마르가 달고 있던 발렌시아의 21번. 이것을 이어받은 것이 다비드 실바이다. 본인은「무거움을 느끼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젊은 선수가 팀의 새로운 상징이 될 날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길거리 축구가 저를 성장시켜 주었어요.
훌리오 살리나스 (이하 살리나스)수고했어, 다비드. 이건 일본의 축구 전문지『월드 사커 다이제스트』의 인터뷰거든. 오늘 잘 부탁할께.
다비드 실바(이하 실바) 저야말로요. 훌리오에게 인터뷰를 받는다니 조금 감격적인데요.
살리나스이 코너를 담당하게 된지 벌써 5년이 되어가는데, 발렌시아의 선수들에게는 꽤 신세를 지고 있다구.
실바 헤에∼ 누구랑 인터뷰 했었어요?
살리나스거의 대부분 커버하지 않았을까나. 바라하랑, 비센테랑, 알벨다랑, 그리고 아얄라에 카르보니에다가 비야. 그리고 이미 이적해버렸지만 아이마르, 미스타, 클루이베르트까지 세 사람도 이 코너에 등장해줬었지. 호아킨이나 모리엔테스는 이 곳으로 오기 전에 인터뷰 했었으니까…….
실바 굉장한 숫자네요!! 그런데 카니자레스는 아직 안했어요?
살리나스그 녀석은 당연히 했지. 벌써 두 번이나 나와줬다구. (웃음)
실바 하하하.
살리나스그럼, 시작해볼까. 나 말이야, 전혀 몰랐었는데 다비드는 그 발레론(데포르티보)하고 같은 곳 출신이라던데.
실바 응. 후안 카를로스(발레론)과 같은 그란 카나리아섬(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의 아르기네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어요.
살리나스한 마을에서 스페인 대표 선수가 두 사람이나 태어났다니 굉장하네. 그 곳에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던가 동상이 세워졌다던가 하는 거 아냐?
실바 없어요, 없어. (웃음) 그런 발상조차 나오지 못할 정도로 작고 아담한 마을이예요. 어쨌든 인구가 불과 7,000명이고 그 대부분이 어부니까요. (웃음)
살리나스 그렇다면, 축구선수가 아니고 어부를 동경하는 게 보통이잖아? 다비드나 발레론은 뭔가 특별한 음식이라도 먹었던거야?
실바 하하하. 그런 건 아니지만 길거리 축구가 굉장히 인기 있어서, 마을 어디를 가더라도 골목 안쪽에선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어요. 그런 환경이 우리들을 축구선수로 성장시켜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죠.
살리나스셀타의 호르헤도 그렇지만, 카나리아 제도 출신의 선수들은 어쨌든 테크니션이 많아. 그렇지만 최근엔 그 기세가 조금 약해진 것 아냐?
실바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역시, 카나리아쪽 클럽들의 침체가 크지 않을까요. 라스 팔마스나 테네리페가 1부 리그에서 떨어진 것도 오래되었구요.
살리나스다비드는 어렸을 때부터 스페인 본토의 여러 클럽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었다며. 마드리드에도 갔었다고 들었는데.
실바 그래요. ..라고 해도 12살 때의 이야기지만요. 아버지의 친구분 중에 마드리드의 클럽 관계자를 알고 지내는 분이 계셔서 흥미가 있다면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오지 않겠느냐는 전화가 왔었어요. 그래서 씩씩하게 갔더니「내년에 또 오렴」이라고 해서 그 1년 후, 1주일 정도였을까, 팀 훈련에 참가했었죠. 하지만 그걸로 끝. 그 뒤에는 다시 불러주지 않았어요.
살리나스뭐, 12∼13살이라는건 어려운 나이니까. 체격에서도 차이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 과르디올라도 어렸을 때는 키가 작고 선이 가늘어서 자주「너는 쓸만한 선수가 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고.
실바 저도 그랬어요. 14살때 발렌시아의 테스트에 합격하기 전까지는 자주 그런 얘기를 들었었죠. 무엇보다 저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도 작은 체형에 화사하지만요. (웃음) * 실바가 자기를 '화사하다'고 하고 있는데 한문으로도 '화려하고 곱다'는 의미의 화사가 맞습니다. 아마 '선이 가늘다' 는 얘기의 연장선이겠지요.
2년 간의「임대생활」에선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어요.
살리나스이야기가 바뀌는데, 발렌시아라는 곳은 정말로 칸테라의 선수들을 자주 임대보내는 클럽이지?
실바 그래요. 저도 발렌시아 B(2부 B)에서 데뷔한 다음 시즌에는 이미 2부의 에이바르에 가있었고, 그 다음 시즌에는 1부의 셀타. 2년 간의 임대 생활을 끝내고 겨우 돌아올 수 있었죠.
살리나스에이바르는 바스크 지방의 팀이고 클럽의 철학부터가 발렌시아와는 전혀 다르지?
실바 응. 한마디로 얘기한다면「겸허한 클럽」이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굉장히 작고 아담하고, 발렌시아와는 모든 점에서 달랐었죠.
살리나스힘들었어?
실바 아뇨,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어요. 2부 B에서 2부로 스테이지가 하나 올라간 것만으로 전술이 바뀐다는 것이라든가, 그리고 서포터들과 사귀는 방법 같은 것도요.
살리나스2부에서는 악착같이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도 많았었지?
실바 그건 뭐. (웃음) 그렇기 때문에「1부보다 2부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어렵다.」라는 얘기가 있는거지요. 무엇보다 에이바르는 그 중에서도 꽤 매력적인 축구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요.
살리나스셀타는 셀타대로, 이건 또 전혀 색깔이 다른 클럽이지. 게다가 다비드에게 있어서는 경험이 없던 1부 리그. 압박감도 있었을텐데 의외로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따냈었지?
실바 발렌시아에 돌아오기 전에 톱 리그를 경험했던 것은 저에게 있어서 굉장히 컸죠. 많은 출장기회를 주었던 바스케스 감독에게는 지금까지도 감사하고 있어요. 팀도 능숙하고 기능적으로 움직였고, 셀타에서의 1년은 굉장히 충실했었어요.
살리나스1년 내내 따뜻하고 지내기 편한 카나리아 출신인 다비드에게 비가 많이 오는 비고(셀타가 연고를 두고 있는 스페인 북서부의 항구도시)의 기후는 힘들지 않았어?
실바 아뇨, 익숙해지고 난 다음엔 그렇지만도 않았어요. 게다가 작년의 겨울은 그다지 추위가 심하지도 않았구요.
살리나스음식은?
실바 비고는 스페인 국내에서도 미식의 거리로 유명한 곳이고, 음식을 가지고 고민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라고 할까, 그건 훌리오가 더 잘 알잖아요. (웃음)
살리나스 하하하, 그렇지. 하지만 2시즌 연속으로 임대로 보내져서 이미 발렌시아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고 불안했던 적은 없어?
실바 그런 적은 없었어요. 저는 매사를 그런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타입이라서요.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럭키인거고, 잘 되지 않는다면 좀 더 노력하면 되는 것 뿐이라고, 언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게다가 에이바르에서도 셀타에서도 그 팀에 합류한 후에는 그 곳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었구요.
실바 하하하. 잘 듣고 왔네요, 그 이야기. (웃음) 제가 발렌시아에 돌아왔을 때, 남아있던 번호는 두 개 밖에 없었어요. 하나가 아이마르의 21번이고 다른 하나가 루페테가 달았던 19번. 그래서 헤타페에서 돌아왔던 가빌란과 함께 어떤 걸로 할까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얘기들이 들려왔다, 라는거죠. (웃음)
살리나스실제로 달아보니까 어때?
실바 웅, 역시 무겁다고 할까, 책임을 느껴요. 지금은 그게 모티베이션의 하나가 되어있지만, 한 가지 생각하고 있는 건, 예를 들어 제가 아르헨티나에서 온 선수였다면 훨씬 더 압박감을 느꼈겠구나- 라고 하는거요.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칸테라 출신의 선수라는 이유로 팬들에게도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졌다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상자가 속출하던 때에는 저도 꽤 침울했었죠.
살리나스그건 그렇고 이번 시즌의 발렌시아라고 했을 때, 역시 신경 쓰이는 건 부상자가 많다는 것. 진지하게 얘기하는건데, 라커룸에 마늘을 매달아두는 게 좋지 않을까?(주 / 스페인에서는 부적으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다.)
실바 저는 그다지 미신을 믿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히 그런 것들을 생각했었어요. 왜 발렌시아의 선수들만……이라고요. 마르체나, 에두, 모레티, 가빌란, 레게이로 같이 큰 부상이 이어졌죠? 그 때에는 솔직히 꽤 침울했어요. 저 뿐만이 아니예요. 감독, 코치, 선수들 누구라도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었죠. 아니, 이미「두려워하고 있다」고 얘기해도 괜찮을 정도의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팀의 사기도 한순간에 떨어져버렸었구요.
살리나스하지만 지금은 6연승중이지. 완전히 다시 일어섰다고 봐도 괜찮은걸까?
실바 네,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건강한 상태로 있다고 생각해요.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전부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몫까지, 남아있는 멤버로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치뤄나가자고 그렇게 결심했어요. 저희들이 다시 리가 에스파뇰라의 우승경쟁권에 머물게 되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19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4위) 그렇지만 목표는 다음 경기에 이기는 것 뿐이죠. 그 것 말고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살리나스수비가 안정된 것이 호조를 되찾은 가장 큰 요인인걸까,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는데.
실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14라운드 이래로 6경기에서 한 골 밖에 내주지 않았고, 실제로 미드필드에 알벨다가 복귀한 후로는 팀의 수비 의식이 훨씬 높아진 기분이 들어요. 그러니까 우리들도 안심하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거죠. 사라고사전(15라운드)이나 비야레알전(17라운드)이 그랬었지만, 한 골만 넣는다면 이긴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감이 지금의 디펜스 라인에는 있으니까요.
살리나스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신문에서「축구 선수가 무서워하는 50가지」라는 기사를 읽었었는데 부상이나 병에 대한 두려움, 피치 위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매스컴이나 팬에 대한 두려움, 뭐, 거의 대부분이 그런 내용이었어. 다비드는 뭔가 무서워하는 게 있어?
실바 우―웅. 저는 이제 막 데뷔한 햇병아리이고, 그런 식으로 무언가를 무서워하진 않아요. 아마 그럴 정도까지 압박감을 느낄만한 상황에도 처해있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다리가 떨릴 정도의 스타디움에서 플레이를 한 경험도 없고, 팬들에게 비판의 집중포화를 받아본 적도 없죠. 거기다 어떻든간에 아직 어리니까요.
살리나스그렇지, 아직 21살이니까 말이지. 나도 그 나이 즈음에는 무서운 걸 몰랐었다구, 여러가지 의미로. (웃음) 다음은 이번 시즌의 리가에 대한 얘긴데, 우승 경쟁에서 최대의 라이벌은 어디야?
실바 역시, 바르샤겠죠. 좋지 않아, 좋지 않아라는 말을 듣고 있어도 선두니까요. 그것도 에투나 메시가 빠진 상태였잖아요?
살리나스세비야는 어때? 정말로 그들에게 우승을 할 힘이 있는걸까?
실바 굉장히 완성도가 높고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비야가 마지막으로 리가에서 우승했던 것은 이미 50년 이상 전이니까요. 앞으로 팬들의 기대가 높아져갈테고 선수들은 매일 매일 압박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12월 이래로는 불안정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구요. (3승 1무 3패)
만약 하나만 골라야한다면 빅 이어를 얻어내고 싶어요.
살리나스다비드는 득점력도 갖추고 있는 미드필더잖아. 이번 시즌엔 몇 골 정도 넣을 예정인거야?
실바 리가에서는 아직 한 골 밖에 넣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뭐, 최종적으로 5골 정도 넣을 수 있다면 만족할 거 같아요.
살리나스적어, 적다구. 다비드 정도의 재능이라면 1시즌에 7∼8 골은 너끈하게 넣을 수 있다니까.
실바 정말? 훌리오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든든하네요. 그럼, 다음 경기부터는 조금 적극적으로 골을 노려볼까나.
살리나스나는 2년 전의 월드 유스에서의 인상이 강해. 그 대회에서 다비드는 꽤 골을 넣었었지?
실바 그 때에는 4골이었던가. 메시가 6골로 득점왕이었고, 저는 3위였어요.
살리나스그렇지? 그러니까 할 수 있다니까. 아, 그래, 다비드는 작년에 A대표에서도 데뷔했는데 어땠어?
실바 굉장히 기뻤어요. 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영예였죠. 앞으로도 계속 선발될 수 있도록 발렌시아에서 열심히 할 거예요.
살리나스다비드의 세대에는 나도 꽤나 기대하고 있어. 이니에스타, 세스크, 가빌란, 알비올, 알렉시스, 라울 가르시아, 세르히오 라모스, 데 라 레드 같이 우수한 재능들이 모여있으니까. 하지만 매스컴 사이에선 "나쁜 전통의 계승자들" 이라고 불리고 있지?
실바 엣, 그래요?
살리나스뭐야, 모르는거야? 어쨌든 일련의 재능들이 다 갖추어져 있으면서 유스 세대의 국제 대회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 같다구. 21세 이하의 유럽 선수권은 플레이 오프에서 떨어져버렸고, 월드 유스에서는 8강전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에게 패했고, 2003년의 U-17 세계선수권은 분명 준우승이었지?
실바 응. 그건 정말로 분했었어요. (결승의 상대는 브라질) 하지만 그런 식으로 불려지고 있다는 건 몰랐네요. 앞으로 확실하게 훈련에 임해서 A대표에서는 제대로 결과를 남기지 않으면 안되겠는데요.
살리나스스페인 대표팀에서는 누구랑 사이가 좋아?
실바 발렌시아의 선수를 제외하면, 오우비냐, 앙헬, 세르히오(라모스), 이니에스타 정도일까나. 오우비냐랑 앙헬은 셀타 시절의 동료고, 다른 두 사람은 나이가 비슷하니까요.
살리나스 하나만 타이틀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거야? 리가? 챔피언스 리그? 월드컵이라도 괜찮아.
실바 하나만 골라야한다면, 클럽이 아직 한번도 얻어낸 적이 없는 챔피언스 리그일까나. 빅 이어, 그걸 발렌시아에 가지고 오고 싶어요.
살리나스하지만 이번 시즌, 16강에서 맞붙게 된 인테르는 꽤 강적이라구.
실바 응, 굉장히 밸런스가 좋은 팀이고, 이기는 게 간단하지 않겠죠. 하지만 밀라노에서의 첫번째 경기를 좋은 형태로 마칠 수 있다면 우리들에게도 찬스가 있다고 생각해요.
살리나스하지만 정말 추첨운이 좋지 않았었다구∼ 모처럼 조별리그를 선두로 돌파해냈는데, 난데없이 인테르라니 말이지.
실바 뭐 그렇죠.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의 16강 정도 된다면 편한 상대 같은 건 하나도 없는 거고, 어디까지 가든 이 라운드가 가장 어려운 싸움이 되지 않을까요.
살리나스그건, 인테르에게만 이길 수 있다면 우승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얘기야?
실바 그렇다고 할까, 8강까지 간다면 다음엔 이미 어디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는거죠. 물론, 우리들도요.
살리나스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을께. 오늘은 정말 고마웠어.
∴
2006-06 시즌에 임대되어 갔던 셀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발렌시아로의 복귀를 이뤄낸 이번 시즌도 리가 에스파뇰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다비드 실바. 작년 11월에 스페인 대표팀 데뷔도 완수해낸 이 21살의 작은 체구의 미드필더는 부상이 끊이지 않는 비센테 로드리게스, 사라고사로 이적한 파블로 아이마르의 두 개의 구멍을 혼자서 막아내고 있다.
스페인에는 각 라운드의 베스트 일레븐을 정하는 축구 방송이 있는데 최근 몇 개월간, 왼쪽 사이드 하프는 이미 그의 "지정석" 이 되고 있다. 비판적인 저널리스트들도 이 포지션의 베스트를 결정할 때만큼은 대부분 의견을 다투는 일이 없다.
본래의 성격은 천진난만하고 수줍음이 많아 거리에서 만나도 그대로 스윽- 스쳐지나가버릴 것 같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청년, 다비드. 인터뷰가 끝난 후에 나눈 잡담에서는 같은 카나리아 제도 출신의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 그 여자친구가 마드리드의 대학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휴가나 여름 휴가 때 정도 밖에 만나지 못한다는 것, 정장을 여자친구가 아닌 어머니가 골라주신다는 것까지 사생활에 대해서도 웃는 얼굴로 이야기해주었다.
발렌시아에서뿐만 아니라, 지금은 전국구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 선수로 성장을 했지만, 클럽 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일본에서 보내오는 팬레터의 수도 많아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와 1, 2 위를 다툴 정도라고 한다.
아이마르에게 물려받은 21번의 유니폼에는「무거움을 느끼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라면, 그 무거운 압박감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산티아고 카니자레스, 로베르토 아얄라, 다비드 알벨다와 같은 베테랑이 지켜주는 가운데, 성장을 계속해나갈 젊은 판타지스타. 그가 발렌시아의 "새로운 상징" 이라고 불리게 될 날도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살리나스씨의 대담 인터뷰를 번역했더니 새삼스럽게 그 길이에 놀랐습니다(..) 진짜 길군요. 오타를 체크하기 위해서 읽어보니까 단답이 꽤 많아서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는다는 게 안타깝네요. 으하하. 여튼 좋은 분위기에 한 인터뷰라 즐거웠습니다. 6연승 후라니까 꽤 최근이고, 이런저런 뒷 얘기도 재미있었구요. 하지만 실바의 멘트 중에 가장 인상적인 건 칸테라 출신이었기에 자신의 21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준게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네요, 역시. 저에게 있어서도 발렌시아의 21번 아이마르의 존재는 커다랗지만 현지에서는 그게 더 큰가 봅니다. 선수 본인이 그렇게까지;; 느낄 정도라면 말입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저로서도 실바가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런지 모르겠네요; 실제로 실바가 돌아오고 21번을 받았다는 걸 알고 난 다음의 반응도 '역시 실바가 받는구나.' 였으니까요. 그리고 이 녀석, 여자친구 있었군요. (웃음) 게다가 원거리 연애. (폭소) 왜 이렇게 웃기죠 OTL 그래도 착실한 타입인가 봅니다. 카나리아 제도 출신에 마드리드에서 대학에 다니는 여자를 발렌시아에 와서 만났을 것 같진 않고, 발렌시아에 온 것도 13, 4살때 즈음이니까 어렸을 때 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좀 했거든요. 아니어도 상관은 없지만 여튼 귀엽네요. 물론 예전부터 사방팔방에 살살 눈웃음 뿌려대는 알비올과는 다르게(...) 순정파일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요. 푸하하. 역시 살리나스씨 인터뷰는 즐거워요.
* 보통 인터뷰 하나를 번역할 때 계속 한 곡만 걸어놓는데 이번엔 Maria 였습니다. 가사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