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개막전 리뷰를 시도. AT와의 경기(새벽 5시-.-)를 기다리면서 마음 먹고 리뷰를 위해 다시 봤다. 상대는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허덕이다가 간신히 잔류에 성공한 베티스. 일단 발렌시아의 선발 라인업. 프레 시즌의 공격적인 영입들을 통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키케의 로망,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오른쪽 윙백이 앙굴로라는 것과 지난 챔스 경기를 통해 불안함을 느끼게했던 중앙 수비 역시 그대로라는 것(당시 대안이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오른쪽에서 머슴살이 하는 우리 실바. 호아킨이 합류해서 팀에 적응 하고나면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럴 경우 주목해야 할 것은 키케의 실바 활용법 정도가 아닐까. 그 점은 AT전에서 약간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어쨌든 메스타야에서의 시즌 개막전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얇은 선수층, 혹은 주전과 비주전의 현격한 레벨 차이 등을 이유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해의 리그 성적은 늘 우울했던 발렌시아의 '격년징크스' 를 깨야 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는 호아킨을 사이에 두고 실랑이 중이었던 베티스 -.- .....하는 짓이 짜증나서라도 이겨야만 했다.
일단 골장면. 맨 윗단이 비야-에두-모로로 이어진 첫번째 득점 장면(30')후 세레모니, 그리고 나머지가 후반 15분(60')경 비센테의 크로스를 받아 때린 모로의 슈팅이 튕겨져 나온 걸 때려넣은 알비올의 결승골 세레모니 장면 ^.^v 굳이 두번째 골 캡쳐가 많은 것은 알비올군의 등에 찰싹 달라붙어서 좋아하는 비야가 너무 귀여워서 ㅠ.ㅠ 너가 형이거든 ㅠ.ㅠ? 여튼 감격에 차있는 알비올군도 함께 좋아하던 동료들이 다 떨어져나갔는데도 계속 달라붙어있는 비야를 알아채고 기쁨을 함께해준다. 캬캬. 사실 비야가 좀 늦게 와서 일단 크로스 올려준 (지금은 한 살 연상-.-이지만 세달후면 동갑이 될)비센테를 토닥토닥해주고 애들 다 떨어져나간후에야 알비올군한테 답싹 앵긴거다. 늘 느끼지만 동료가 골을 넣으면 지가 제일 신난다 -.- 그게 요샌 만만치않게 환희에 차오르는 실바의 등장(참고로 모로에게 제일 먼저 가서 달라붙어 있는 게 실바-.-)으로 둘이 경쟁하듯이 좋아하고 있지만. 아주 그냥 사랑스러워 죽겠다. 어쨌든 알비올군의 골로 2 - 1 승리. 사실 그전까지는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었는데 2번째 골을 넣은 이후부터 전체적인 움직임이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추가골이 터지지 않은 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특히 2번째 골 직후 연달아 우리 귀염둥이에게 좋은 찬스가 있었는데 골키퍼의 '신'방-.-으로 무산. 아쉬웠다.
우리 카녜테~ 카니님 :-) 전반 초반이던가, 베티스가 거칠게 몰아부칠 때, 멋지게 달려나가 깨끗하게 클리어하신 카니님. 해설자가 카~녜테~! 하고 외치는 목소리가 어쩜 그리 선명하게 귀에 콱 들어와 박히는지. 아쉽게도 그 후로는 해설자의 그 외침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건 카니님 탓이 아니라 딱히 선방할만한 슈팅을 안한 베티스 선수들 탓 '3' ...물론 시스코가 부메랑 날리면서 한 골 넣긴 했지만 그건 뭐 막을 수 없는 거였고. 여튼 그걸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심심하셨다. 심심해하시는 걸 위로해드릴 수도 없고(..)
우리 결승골의 주인공, 알비올군. 아라고네스의 거취가 어떻게 되든 곧 함대 승선이 유력한 멋진 수비수 :) 발렌시아 유스 출신, 로컬 보이라서 더더욱 이쁘고ㅠ.ㅠ 나바로와의 조합은 좀 불안하지만 알비올군이 여기저기 커버해주고 있는 중. 이런 말 하면 좀 미안하지만 실제로도 현 함대 수비수인 마르체나를 밀어내고 발렌시아의 주전 자리를 꿰어찬 무서운 녀석이다. 덕분에 소속팀에서는 서브인 마르체나가 함대에는 매번 승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끔 만들었다. 물론 마르체나의 부진은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수비수보단 DM 이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니까 그 쪽으로 활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고. 그나저나 알비올군, 수염 깎으면 되게 선한 인상인데 면도 안하고 있으니까 왠지 거칠어보인다. 캬캭. 혹시 의도한건가 '3'~
어쨌든 지난 잘츠부르크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포백라인, 모레티-나바로-알비올-앙굴로. 전체적인 균형은 지난번보단 나았지만 역시나 오른쪽이 계속 뚫리는 건 어쩔 수가 없는거다. 자기 진영에서부터 밀고 들어오는게 아니라 공을 돌리다가 앙굴로가 돌아오지 않는 자리를 노리고 공을 투입하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 앙굴로가 오른쪽 윙백으로 뛴다는 건 공격을 할 시에 순식간에 실바와의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서 또다른 공격옵션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 상황에선 제 때에 커버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미구엘도 공격적 성향이 굉장히 강한 윙백이라서 딱히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건 아니지만 전문윙백과 공격수의 차이점은 분명 있는거니까. 그리고 나바로는, 확실히 불안하다 -.-; 딱히 빨강노랑카드수집을 한다던가 PK를 내준다던가 하는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할 뻔은 했지만)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해야하나. 호흡이 맞지 않는 문제라면 점차 발을 맞춰나가면서 고칠 수 있겠지만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 아얄라나 미구엘이 복귀했으니 수비불안에 대한 건 곧 해결되리라고 믿기는 한다.
우리 캡틴 ㅠ.ㅠ 이때까지만해도 안면 부상으로 3주 아웃 당하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흑흑. 이 듬직한 사람이 중앙에서 떡 버티고 지켜줘야 안심이 되는데. 에두와의 조합으로 캡틴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뭐 그래도 예전같으면 바라하님-캡틴의 동반 아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을 유발시켰겠지만 지금의 발렌시아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무난하게 그 대체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일단 앞에서 말한 마르체나도 있고. 어쨌든 이 경기에서 중앙 미들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캡틴은 동분서주했지만, 에두는 압박에 밀려서 잠깐씩 잠수 타고. 그래도 속수무책으로 밀린다거나 하지 않고 최소한의 동률은 유지해줬다. 당분간 발렌시아가 자랑하던 탄탄한 중원은 곧 핵심 선수들이 복귀하는 수비라인과 달리 발렌시아의 최대 약점이 될걸로 예상된다 ㄱ- ...관건은 마르체나가 얼마나 해주는가가 되는건가. 대개 최근의 경기에서 에두가 후반 중반 이후에 마르체나와 교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에두-마르체나는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거든.
역시나 바쁘게 뛰어다니던 우리 실바. 재빠른 선수라는 걸 아는 탓인가 공을 잡으면 마크 붙는 속도가 꽤나 빨랐다. 둘은 기본이고 셋까지도 붙어대던데. 딱히 윙어 본연의 플레이가 뛰어났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평균 정도는 해줬다고 생각한다. 간간히 날카로운 패스도 해줬고, 무엇보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거 하나로도 이쁜거지. 개인적으로는 실바에게 최적인 포지션에서 뛰는 걸 보고 싶게끔 생각하게 만들어줬달까. 왼쪽에 비센테에 가빌란까지 버티고 있어서 그게 무리라면 AMC도 괜찮고 투톱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한다. 능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도 이 정도의 플레이를 해준다면 능숙한 곳에서의 플레이가 기대되는 건 당연한거겠지. 확실히 다재다능한 실바의 존재는 키케에게 전술의 다양화를 시도할 수 있게 해주는 멋진 키워드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일개 팬에 불과한 나같은 사람들도 실바의 존재로 인해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되고 말이다. 비야-실바 투톱도 괜찮지 않을까 +.+ 같은.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포메이션인 4-2-3-1 의 AMC 도 멋질테고. 뭐 사실 아직은 뭘하든 마냥 이쁘기만 하다 -.-;;;
우리완소비센테 ;ㅂ; 몇 번이나 얘기한 기억이 나지만 이 베티스와의 개막전은 비센테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여전히 껌딱지 같이 달라붙어대는 마크들을 뚫고 베티스의 오른쪽을 즈려밟고 뛰어다니는 멋진 플레이. 알비올군이 결승골로 마무리지어준 크로스 이후로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비센테가 활력을 찾으면서 전체적인 플레이도 살아났고. 정말 끈질긴 수비수들을 떨쳐내기가 쉬운 일이 아닐테고, 한 두 번이 아니니 짜증도 날테지만 그런거 다 이겨내야 함대에 다시 승선할 수 있다니까. 거의 풀타임을 다 소화해내고 가빌란과 교체아웃. 짝짝짝.
우리 귀염둥이. 이 경기를 두번이나 보면서 내내 생각했던 게, 남의 골 세레모니에 자기가 넣은 것 보다 더 좋아하지 말고 얼른 피치치 레이스에 뛰어들어야지- 였다. 뭐 AT전에서 그 레이스에 뛰어들긴 했지만 저번 시즌 피치치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 유력한 에투는 이미 3골 -.- 외계인의 전폭지원이 무섭긴 무섭다. 뭐 우리도 양날개 달고 날면 괜찮을거라니까. 자꾸 생각하게 되는건데, 비야한테는 투 톱보다 원 톱이 더 어울린다고 해야하나, 효과적이라고 해야하나. 키케의 구상을 보면 아마 투 톱 중에 하나로 뛰게 될 가능성이 많을텐데 그런만큼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아줬으면 하는 바램. 이번 시즌엔 피치치 해야지. 잇힝. 모로는 계속 득점을 하고 있다. 리버풀에서 발렌시아로 오면서 단단히 한 각오를 보여주는 듯. 그래도 그 외의 움직임에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천히 일어서도 아무도 등 떠밀지 않을거라니까. ^^;
Valencia CF 2 : Cañizares,
Albelda, Villa, Morientes (Regueiro, min. 81), Angulo, Vicente
(Gavilán, min. 90), Navarro, Albiol, Silva, Edu (Marchena, min. 88) y
Moretti.
Real Betis 1: Doblas, Romero,
Juanito, Dani (Fernando, min. 87), Nano (Vega, min. 86), Óscar López,
Rivera, Xisco, Assunçao, Miguel Ángel (Capi, min. 80) y Maldonado.
Goles: 1-0 Min. 32 Morientes 1-1 Min. 52 Xisco 2-1 Min. 60 Albi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