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꼭 이 타이틀로 글 한 번 작성하고 싶었다. 훗훗훗. 그래서 벼르고 있는 리그 경기 몇 개에 대한 글은 훌쩍 건너뛰게 되었다는 시추에이션 -.- 지금 상황으로는 나중에 좀 여유 생기면 몰아서 짤막하게 언급하는 정도로 넘겨버릴 것 같네. 그래도 AT전은 아구에로 얘기가 하고 싶어서라도; 하게 될 것 같은데. (2차전까지 하고나서 하게 될지도?) 어쨌든 조별 라운드 두번째 경기, 멋지게 승리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었던 경기 :) 그래서 라이브로 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억울함이 더 커졌다 -.-
선발 스쿼드. 역시 그다지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은 스쿼드고 호아킨은 출장 정지 상태여서 앙굴로가 스탠맨. 하지만 요즈음의 앙굴로씨의 폼을 보면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선발출장에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다. 확실히 다재다능한데다가 노련하기까지한 스페셜 옵션. 키케가 선호하는 공격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필수요건이 수비가담력이라는 걸 생각해봤을때, 무난하게 윙백으로도 뛸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앙굴로씨는 키케의 구상에 딱 부합하는 타입의 선수인거다. 거기다 중요한 경기, 중요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골까지 넣어준다면야. 진짜 호아킨 긴장 좀 하고 빨리 원래 폼 찾지 않으면 정말 2010년이나 되야지 뛰게 될지도 몰라 '3'~ 그리고 선수 교체는 후반 중반 이후부터 차례대로 비야-실바, 모로-레게이로, (종료 1분전에)비센테-가빌란. 이건 뭐, 이젠 말하기도 귀찮다;
로마의 킥 오프. 순간적으로 다섯명이 우르르 몰려올라왔으나 안습의 패스미스로 기선제압 실패. 사실 별 의미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그 상황이 우스워서(..) 굳이 언급해둔다. 훗훗훗.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프리뷰를 쓸 땐 로마에 아는 선수가 거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름하고 얼굴을 매치하지 못하는 것 뿐이었던거다. 다들 어디서든 봤던 선수들이더라 -.- 어쨌든 경기 초반은 4-6 정도로 로마의 페이스였다. 일단 중원에서 붙은 싸움이 어느 쪽이든 기울어지기 전까진 어디가 우세했다, 라고 하기 그렇지만 초반은 확실히 엎치락 뒤치락하는 느낌. 그래도 우리의 두 홀딩스트라이커-.-들 여전히 열심히 수비해주고 캡틴은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다 잘라먹어주시고 결정적인 슈팅 한두개를 허용한 걸 제외하면 딱히 밀리고 있단 생각은 안들더라. 정말로 로마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은 딱 10분간만이었으니까. 모레티-비야-앙굴로로 이어지는 첫번째 골. 굳이 이러저러했다고 언급하지 않아도 말 그대로 beautiful, 그 자체. 정말로 타이밍이 좋다니까. 상대가 기세가 오르려는 그 타이밍을 그대로 잘라내버리는 선제골이었기 때문에 매우 적절했다는 것.
그 후에 모레티가 매우 당혹스런 PK를 내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그게 워낙 난감하고 당황스러워서 딱히 흔히 PK를 내줄 경우 갖게 되는 심정(ex. X됐다)과는 좀 거리가 먼 감정 상태가 되더라. PK 내주면서 개그까지 할 건 없잖아 ㄱ- 게다가 양념으로 주심은 부심하고 상의까지 하고선 무슨 덜 떨어진 결론을 내렸는지 아얄라씨에게 옐로를 하나 선물하는거다. 아얄라씨는 허허 웃고 -.- 모레티 퇴장 또 당하게 하느니 그냥 자신이 옐로 하나 받고말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그 순간 아얄라씨가 상대 선수 다리를 끌어안는; 모레티에게 그리 하라고 눈빛으로 지시를 내렸다고 생각한건가. 어쨌든 아얄라씨가 카드 받을만한 이유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뭐라 하기가 그렇다. 여튼 키커인 토티는 완벽하게 카니님을 속이면서 성공. 못 막아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지 않는 페널티지만 씁쓸한 얼굴로 돌아서는 카니님. 흑흑.
뭐 로마의 희망찬 분위기는 다시 10분 후에 모레티가 가진 신체적 특성으로만 가능한 허우적 크로스를 받아서 깔끔하게 추가골을 성공시킨 비야가 다운시켜줬지만. 축구를 보다보면 흔히 있다. 역적 될 뻔 하다가 생명 연장하는 플레이를 해내는 선수들. 모레티 땡큐. 비야 나이스. 아름다운 81년생들. 두번째 골을 넣은 직후에 다소 위험한 상황이 있었지만 그것도 무사히 넘기고 그 이후로는 거의 발렌시아의 페이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건 역시 미구엘이 가끔씩 돌아오지 않는 상황. 전반에 그걸로 몇 번 위험해질 뻔 한 후에 키케한테 혼났는지 후반엔 얌전히 돌아와있더라. 물론 분위기상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흐름이 있긴 하지만 언제고 다시 골을 먹을 수도 있는 흐름이라면 돌아와줘, 미구엘 -.-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도 아니고 센터에서 커버 나가도 캡틴이 아래로 커버 들어가니까 크게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그걸로 위기 만들어서 실점이라도 하면 꿈자리 뒤숭숭할거 아냐 ^_^
전반 끝나고 모레티랑 비야랑 사이좋게 들어가는 장면이 클로즈업. 역시 흐뭇하다. 81년생들. 참고로 발렌시아의 81라인은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많아서 더욱더 흐뭇해졌다. 훗훗훗. 기존의 모레티-비센테-비야에 더해서 델군과 호아킨까지. 정말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다 ㅠ.ㅠ 이제 저 둘만 제 컨디션 찾으면 완벽해지겠지.
후반전은 추가 득점이 없었음에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홈경기에서까지 잠그고 나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미 흐름이 넘어왔는데 굳이 스스로 끊어낼 필요도 없는거니까. 정말 여러번의 찬스가 무산되었다는 점은 아쉽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이긴 경기니까 딱히 끝나고나서 아쉬워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모로가 한 골 정도 넣어줬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교체되서 들어가있는 비야. 실바랑 교체되서 기립 박수와 콜을 받으면서 들어갔다. 역시 메스타야의 뉴 아이돌답다니까 ^^;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발목에 얼음찜질을 하는 장면이 잡혔는데 그게 아마 비야부상설;의 원인이 아닐까 싶네. 부상이라기보단 약간 거친 접촉이 있었던 정도인 것 같다. 아이싱을 하고 있고 경기 종료 후에 의료진의 진단도 받은 모양이지만 부상은 아닌 것 같고. 캡쳐 앞 쪽 두 개는 모로가 교체 아웃해서 들어올 때 열심히 박수 쳐주는 모습. 그냥 박수만 치는 것도 아니고 모로에게든 레게이로에게든 제대로 들리진 않겠지만 무언가 수고했다 혹은 화이팅하라는 이야기로 추정되는 말을 캭캭 소리쳐가면서 해주는거다. 가끔씩 비야의 저런 모습을 보면 왜 비야가 1년이라는 그 짧은 시간만에 팀의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고, 팀 메이트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단지 골을 많이 넣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한 사실이니까. 그리고 마지막은 들어온 모로도 비야랑 마찬가지로 얼음찜질 중이고 비야는 얌전히 손 맞잡고 앉아서 진지하게 경기 관전하는 장면. 포즈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3'...
어쨌든 경기는 무난하고 여유있게 발렌시아의 주도로 마무리.
개인적으로는 이제 언해피 소문이 떠도는 타바노를 쓸 때가 된 것 같은데 키케도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서 문제다. 일단 오게 된 것 부터가 키케 마음에 안 든다고 봐도 -.- 듣자하니 키케는 타바노의 플레이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단다. 굳이 발렌시아가 가진 이태리 선수에 대한 편견을 들추지 않아도 세상 어떤 감독이 플레이를 본 적 없는 선수를 믿고 기용하겠나. 그리고 벌써부터 언해피 상태인 타바노의 인터뷰가 떠도는데 그 직후에 사실 발렌시아 공식홈에 관련 기사가 떴다. 타바노는 발렌시아에서 행복하고, 그 기사들은 와전이 된 것이며, 모레티나 카르보니를 보면 이태리 선수도 메스타야에서 뛸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로 요약되는 내용인데 키케는 선수의 돌출 행동을 싫어한다는 게 난감한거지. 어쨌든 8m 이나 되는 돈을 들여서 데려온 선수이고 플레이를 본 적 없다 해도 세리아라는 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선수이니만큼, 기회라도 주길 바라고 있다. 어찌됐든 모로의 교체 카드로는 레게이로보단 타바노가 나을거라고 본다; 본격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려야 될 타이밍이 오기 전에 익숙해지게 해줬으면 하는 바램. 나도 타바노에 대해서 모르니까 반드시 써야한다고 우기긴 좀 그렇지만.
Valencia CF 2 : Cañizares, Miguel, Ayala, Albelda, Villa (Silva, min. 72), Morientes (Regueiro, min. 86), Angulo, Villa, Morientes, Angulo, Vicente (Gavilán, min. 91), Albiol, Edu y Moretti.
AS Roma 1 : Doni, Panucci, Pizarro, Aquilani (Montella, min. 46), Totti, Chivu, De Rossi, Perrotta, Ferrari, Tonetto y Cassetti (Okaka Chuka min. 64).
Goles: 1-0 Min. 12 Angulo 1-1 Min. 17 Totti 2-1 Min. 27 Vi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