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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기록은 사이버체에서 가져왔습니다. 스코어 관련 부분 제외 :)

1993년, 선수 시절의 키케
우울한 기분도 떨쳐버릴 겸, 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받은 클래식 매치를 봤습니다. 물론 발렌시아 경기라서 본거긴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키케가 뛴 경기라서네요. 짧게 감상을 얘기하자면, 키케 잘하더군요. 푸하하. 무엇보다 조금 이상한 얘기겠지만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던가 어깨를 으쓱한다던가 가볍게 인상을 찌푸린다던가 하는 소소한 행동들이 '아, 키케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게다가 코멘터리에서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라고 하는 게 선수인 키케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웃기기도 했습니다. 오른쪽 풀백이라는 포지션에 2번이라는 백넘버. 플레이면에선 몇 번이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결정적인 클리어도 해내주고, 윙백...스러운 사이드 돌파라던가, 크로스도 보여줬습니다. 예전에 비야가 한참 슬럼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오프사이드 트랩에 자주 걸릴 때 였던가요. '키케는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의 마지막 슈팅까지 가는 게 어렵다는 걸 이해해준다.' 라는 요지의 얘기를 했었는데 키케도 오프사이드 트랩에 자주 걸리더군요. 푸하하. 뭐 비야처럼 아슬아슬한것도 아니고 대놓고 오프사이드라 쓴웃음이 나올 정도였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재미있었어요, 예상했던대로, 만약 제가 저 시대의 사람이었더라도 선수인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역시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경기 순서와 상관없이 그냥 키케 몇 장 찍어서 모아봤습니다. 똑같죠. 새하얀 유니폼도 색다르고.


이 바로 위 캡쳐 말인데 허벅지를 밟혔어요 T_T 엉엉 T_T 키케에에 T_T (...그러니까 14년전이라니까?)

요한 크루이프의 드림팀
사실은 단순하게 키케에 집착하고 있다보니 이 시기의 바르카가 바로 그 요한 크루이프의 드림팀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기를 틀고 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들려오는 선수들의 이름에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 안해도 되겠지요. 생각해보세요; 14년 전의 발렌시아 선수들을 제가 전부 다 알지 못한다는 건 당연한거지만 ㅡ솔직히 키케 빼고 캡틴 페르난도 고메즈랑 카마라사, 산체스 정도 밖에 딱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가 없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카 선수들의 이름은 대부분 알고 있었으니;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골키퍼가 수비사레타인건 둘째치고 공을 잡은 금발의 바가지머리(..)가 쿠만이었고, 말로만 듣던 과르디올라가 드리블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라우드럽이 슈팅을 했고 이제는 WSD의 인터뷰어로 익숙해진 살리나스가 교체 투입되는겁니다. 그 밖의 선수들까지 다 언급하진 않겠지만 스쿼드를 보시면 아시겠죠; 어쨌든 이 시기의 바르카는 4년간 리가 4연패를 비롯해 1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로 그 드림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팀 감독은 히딩크. 어쩌면 이 부분에서 더 놀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짧지만 우리팀 감독이었던 경력이 있다는 건 알고 있긴 했어도 이 때였다는 건 또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이라.

시대의 갭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현대 축구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제 눈에는 말입니다. 그래선가 엉성한 수비라든가, 오프 더 볼 상태엔 꼼짝도 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에 처음엔 어색해서 그저 웃기만 했는데 점점 경기가 진행될수록 꽤나 몰입하게 되더군요; 일단 경기가 꽤 루즈하다가 재미있어지기도 했구요. 사실 경기 파일 앞부분에 스코어가 나오긴 하지만 금방 잊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아하하. 골도 많이 들어갔고, 멋진 프리킥골도 있었고, 그래도 발렌시아 팬이라고, 잘 알지도 못하는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면서 꽤 재밌게 봤습니다. 14년전에 이미 결과가 나온 경기이긴 했지만요. 푸하하. 어쨌든 경기를 보다가 곧 이 바르카가 그 드림팀이라는 것도 알게 됐지만, (사실 코멘터리는 나중에 덧붙여진 것 같았는데 계속 요한 크루이프의 드림팀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바르카 편향의 파일이었죠, 여러모로. 캬캬.) 거기에 밀리지 않았던 14년 전의 발렌시아도 좋은 팀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14년전의 메스타야도 반갑더군요. 캬캬. (당시 이름은 '루이스 까사노바' 였지만요.)

그리고ㅡ
경기 결과나 스코어러를 스탯에서 제외한 건 혹시나 이 경기를 보실 분들을 위해서입니다. 오늘 오후에 클럽박스에 올려둘테니 시간 나시면 한 번 보세요. 지금 못하는 건 전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
클럽박스에 올려두었습니다. 현역 시절의 키케가 반겨줄겁니다. 혹 보신다면 감상도 얘기해주세요(...) 그리고 덤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드림팀도 보실 수 있다니까요. (이쪽이 더 궁금하실라나. 아하하.) 파일 화질은 최상단의 캡쳐보다 조금 나은 수준입니다. 저건 아무래도 움직이는 걸 찍은거다보니. 화면 사이즈도 저 크기구요. 에 또, 이건 이 경기와는 상관없는 얘기인데 혹시 궁금하실까봐. 나스틱전 경기 리뷰글은 앞으로도 비밀글입니다 :)
Posted by 銀_R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