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D 에 연재되고 있는 이케르의 칼럼 중에서, 지단에 관한 얘기만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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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와 함께 보낸 5년간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 지주의 아들이 나의 후계자. 그렇게 된다면 최고일텐데.

  지금, 마드리드의 로커룸은 슬픈 분위기에 싸여있어. 왜냐하면 지주(지단의 애칭)가 없어져버리니까…….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마드리드를 떠나 독일 월드컵으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하는 그의 결단은 우리들 팀 동료가 아무리 설득해도 더이상 뒤집힐 수가 없는 것 같아. 지주라면 계약기간의 마지막 1년(계약은 2007년 6월까지였다)을 화려하게 장식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래도 같은 팀 동료로서 지주와 함께 보낸 이 5년간은 나에게 있어서 커다란 자랑이야. 세계를 대표하는 슈퍼 스타이면서도 본 모습의 지주는 소박하고 겸허한 성격이어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었어.

  예전에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테니스 대회에 초대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우리는 나달이나 페레로, 거기에 코스타라고 하는 스페인 프로 테니스 선수로부터 라켓을 선물 받았었어. 그런데 어떤 팀 동료가 실수로 받은 직후인 라켓을 잃어버리고 말았어. 그랬더니 지주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자신의 것을 그 선수에게 양보한거야. 정말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얼마나 너그럽고 그릇이 커다란 인간인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가 아닐까.

  지주는 항상 이렇게 얘기 했었어.「겸허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미덕이다」라고. 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께 그렇게 배우면서 자라온 것 같지만, 지주는 확실히 그 말을 실천해나가면서 살아가고 있어.

  그와는 몇 가지 굉장한 순간을 공유해왔어.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은 것이 글래스고에서 통산 9번째의 챔피언스 리그 제패를 달성한 순간이야(01-02시즌). 물론 지주가 넣은 경이적인 슈퍼 발리는 분명 평생 잊어버릴 수 없을테지. 지금까지도 그 결승골은 로커룸에서도 종종 화제가 되곤해. 지주와 로베르토(로베르토 카를로스)의 사이에선 항상 이런 주고받음이 있어.

「그건 내가 보낸 패스가 좋아서였으니까. 즉,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내 덕분이라는거야.」이렇게 로베르토가 농담인 척 얘기하면, 지주는 자랑스런 얼굴로 이렇게 받아쳐.

「로베르토가 나에게 보내줬던 것은 "메론"(표면이 울퉁불퉁한, 형편없는 공을 의미)이었잖아. 나는 그걸 제대로 공으로 개조해서 슛 하지 않으면 안됐었다구.」

  이 응수가 있을 때마다 로커룸은 웃음으로 둘러쌓였었어. 아아……, 이제 이런 얘기도 들을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쓸쓸해. 월드컵이 끝나고, 이번 휴가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이제 그 반들반들한 머리도 볼 수 없는 거네. 하지만 이게 인생이라고 하는 녀석이겠지. 만남이 있다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어. 게다가 나에게도 은퇴의 때는 반드시 오게 될 거고 말이야.

  그래그래, 이건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명예로운 일인데, 사실 지주의 장남인 엔죠가, 이 이케르 카시야스의 대 팬이야!! 엔죠는 몇 번인가 연습구장에 왔던 적이 있는데, 그 때에도 내 유니폼을 입고와서 사인도 졸랐었어. 내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할 수 있어? 그게,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의 아들이 이 나의 팬이라구!!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고보니 지주는 은퇴 후에도 마드리드에서 살 작정이라고 말했었고, 클럽에 남아서 젊은 선수 육성에 협력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혹시「엔죠 지단」이 내 후계자가 되서 장래 마드리드의 골문을 지킬 날이 오게 될지도 몰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최고일텐데.

늘 느끼지만, 이케르는 참 귀엽다. 허억허억. 사실 이 뒤에는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챔스 리그 결승전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언론으로부터 바르샤가 지길 바라죠? 라는 질문을 들으면 "아스날의 레예스를 응원하고 있지만, 바르샤가 우승을 한다해도 스페인 사람으로서 축하할거다" 라고 대답한다고 해놓고는,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친우인 바르샤의 샤비가 부상에서 복귀를 했으니 샤비도 응원하지 않으면 안되겠어" 라고 하질 않나 ㄱ- 바보냐. 라리가에서 처음으로 퇴장을 당했던 얘기(35R의 오사수나전)를 하면서 그래도 팀이 승리를 한데다가 퇴장 전까지 자기 플레이도 만족스러웠다고 자기 위안을 하더니만 왜냐면 퇴장 전에 PK를 막아낸데다가 그 키커가 PK의 명인인 푸냘이어서 더욱 기뻤다고 끝마무리.... 조금쯤은 반성해 ㅠ_ㅠ 뭐, 내가 반성을 촉구할 일은 아닌가 '3'~
Posted by 銀_R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