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든 뛰는 걸 선택할거예요.

비야-비센테, 파야르도-타바노, 쿠로씨-비아나

조금 진정을 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한 번 더 봤습니다. ...그래도 열받는 건 열받는 거네요. 다시 본다고 뭐 달라지는 거 없죠. 캡쳐는 몇 장면 하긴 했는데 나중에 정리해서 첨부하기로 하고 대강 경기 이야기, 랄까 몇가지 부분에 대해서 잡담을 좀 해두겠습니다.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비야의 출장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야겠네요 orz 뭐 국내 포털 사이트들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선 별 문제 안됐겠지요. 훗훗.
ㅡ 왼쪽 윙백의 토레스씨 :)
부상 당한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별다른 말이 없는 걸 보니 괜찮은가 봅니다. 다행이예요. 아얄라씨랑 부딪혔을 때 어찌나 놀랐던지. 어쨌든 토레스씨는 역시 좋은 사람입니다. 왼쪽에서도 오른쪽에서만큼 잘 뛰어주시네요. 비록 약간 정확도가 떨어지는 크로스가 있긴 했지만 그 외에는 왼쪽에서 첫 선을 보였던 지난 올림피아코스전보다도 나은 움직임이었습니다. 스스로가 본인의 플레이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건 중요한 일이지요. 어쨌든 오른쪽에 최적화되어 있는 미구엘을 왼쪽으로 돌리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된 것 같습니다. 남은 건 아무래도 이번 시즌 저주를 받은 것이 틀림없는 왼쪽 라인의 불운이 토레스씨를 비껴가주는 것 뿐입니다. (왼쪽윙백인 모레티, 델군은 물론이고 날개인 가빌란은 장기부상. 비센테와 레게이로는 각각 3주씩 아웃되었었죠 orz 실바만은 왼쪽보다 다른쪽에서 뛰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괜찮습니다만 ㄱ-)

ㅡ 알비올-아얄라
일단 알비올군은 역시 센터백입니다. 뿌리 박아두지 않으면. 마드리드의 원톱은 알비올에게 경기 내내 막혀서 제대로 된 슈팅 하나 못했지요. 기록상으로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트라이커가, 그것도 원톱이 경기가 끝난 후 기억에 남는 슈팅 하나 없다는 게 난감하기 짝이 없는거죠. 단 하나의 오점은 역시 실점이겠지만 딱히 그 실점에 대해서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까칠하게 굴자면 얼마든지 이랬느니 저랬느니 할 수 있는데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ㅡ 파야르도-바라하의 더블 보란치
역시나 올림피아코스전보다 더 나은 모습. 특히 제 성에 차지 않던 파야르도군의 플레이가 점점 안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역시 바라하님 덕분이겠지요. 확실히 전보다 차분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중원을 완벽하게 지배. 마드리드의 에메르손이나 디아라는 거의 보지를 못했네요 -.- 공 뺏기는 거, 이런 거는 좀 봤지만요. 어쨌든 풀타임을 소화해내신 우리 부주장님. 이제 묵직한 중거리포만 재장착하시면 부활 끝나시는 겁니다 T_T

ㅡ 비센테-호아킨의 양날개
많은 사람들이 좌센테-우아킨에 대해 말들을 합니다. 하지만 전 확신합니다. 이 두 선수가 완벽한 컨디션으로 뛰게 되는 날이 곧 올 것이고, 그러면 더이상 그 누구도 저 조합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 부정할 수 없게 되리라는 것을요. 게다가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저는 유로 2004를 통해서 확인했었단 말입니다. 가능하다니까요, 양 쪽에서 날아드는 대폭격. 단지 비센테는 비야에게, 호아킨은 모로에게 좀 더 잘 어울리는 타입의 윙어가 아닌가 싶지만요. 어쨌든 마드리드전에서 비센테는-.-; 역시나 부상의 공백 따위 느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호아킨은 지난 올림피아코스전부터의 상승세를 고대로 이어가줬습니다. 특히 호아킨은 미구엘과의 호흡이 점점 잘 맞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이제 우리 공격수들은 받아먹을 일만 남은겁니다. 훗.

ㅡ 실바
실바가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중앙에서 뛰는 걸 다 몇차례씩 보고 난 지금은 사실 실바가 가장 빛을 발하는 건 왼쪽 사이드구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포지션에서의 플레이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요. 실바 자체를 놓고 보면 그렇다는 거지요. 훗훗. 하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의 비센테나 가비군에 비교한다면 실바는 왼쪽보단 다른 곳에서 뛰는 쪽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U-21 에서 실바는 왼쪽은 가비군에게 맡기고 톱 아래의 자리에서 경기를 이끌었었지요, 아주 훌륭하게. 음, 사실 지금 실바 인터뷰를 하나 받아서 가지고 있습니다. 이거 쓰고 읽어보려고 참고 있어요 ㄱ- 여튼 마드리드전에서도 실바 괜찮았지요. 실바는 예전에도 한 번 얘기한 것 같은데 가끔씩 뭔가 비야를 생각나게 하곤 합니다. 그래서 더 정이 가는지도 모르겠어요. 으하하.


ㅡ 타바노, 앙굴로씨
매 경기 10분 정도씩만 자신을 보여주며 베일을 조금씩 벗어나가고 있는 신비로운 타바노. 키는 참 늘 느끼는데 작습니다. 얼굴만 보면 거대할 것 같은데 어제 보니 키케보다도 확실히 작더라구요. 어쨌든 이제 제발 좀 그만 부상 당하고 풀타임으로 당당하게 자신을 보여주세요 ㄱ- 감질맛나게 뛰는 그 시간에 느껴지는 포텐셜은 이미 흘러 넘치고 있습니다 orz 그리고 우리 앙굴로씨 ㅠ_ㅠ 다른 거 다 좋았는데 결정력은 안 좋았죠; 평소엔 결정력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더니 왜 이번엔 반대 컨셉으로 나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orz 흑흑.

ㅡ 그 외
언급을 따로 안한 선수들...이라고 해봤자 짧게 뛴 비아나랑, 카니님, 미구엘뿐인가요. 뭐 카니님이야 말 할 필요 없이 평소만큼 좋은 모습이어서 그렇습니다. 미구엘도 가끔 안돌아오는 모습까지 평소와 같았는데(..) 뭐 사실 이 경기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이 경기는 아까웠지만, 다음 경기는 어웨이이긴 해도 좋은 경기 해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훗훗.

마드리드의 선수들
짤막하게. 일단 이케르, 는 역시 잘하는군요 orz 마드리드가 실점을 적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케르 덕분입니다; 발롱도르의 남자? 훗. 누구건간에 마드리드 가면 자동문이 되기도 하고 그러는겁니다. 어쩌면 그게 다 이케르 포스가 너무 강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케르에게 딱히 주장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경기 보다 보니까 할만한 놈이구나, 싶기도 하고. 위험한 순간을 넘길때마다 수비수 하나하나 붙들고 이렇게 저렇게 지시하고 도닥이고 때론 화도 내는 모습들이 평소의 이케르를 보는 느낌 같아서 왠지 흠칫했습니다. 그래도 카를로스 이마에 입 맞추고 이러는 건 좀 안했으면 좋겠지만요...ㄱ-

그리고 라모스. 라모스는 그야말로 수비에만 충실했습니다. 아니 뭐 수비에만 충실할 수 밖에 없었겠죠; 실바, 비센테를 상대로 하고 있었으니까요. 라모스가 막 공격본능을 발휘해줬다면 좀 더 쉬웠을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좀 아쉽더라구요. 훗.

마지막으로 라울. 사실 라울은 전반전엔 완벽하게 잠수하고 있었지요; 카펠로는 라울을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시키는대로 순순히 어디서나 뛰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택도 없는 역할을 맡기면 그건 좀 ㄱ- 하긴 뭐 카펠로식 축구는 공격보다 수비니까 별 문제 없으려나요. 어쨌든 후반전엔 조금 달라지긴 했습니다. 심했죠, 전반전은, 너무. 덕분에 단 한번의 찬스로 득점에 성공. 라울은 라울입니다. 골 냄새 맡는 그 능력이 어디가나요. 정말 뼈아프고 화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가 제발 좀 봤으면 좋겠네요 ㄱ- 이 남자는, 그렇게 완벽하게 밀리는 상황에서도 골을 넣어주는 사람이라는 걸요. 그 이후로는 라울이 좀 자주 보였습니다. 수비하는 모습이긴 했지만, 이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지요. 뭐 하나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팀을 위해서 뛰는 사람. 어찌어찌 이겨나가고 테이블의 상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팬들로부터는 비판만을 받고 있는 마드리드에 필요한 건 라울 곤잘레스 같은 선수입니다. 라울이 한 명만 더 있었어도 마드리드는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쉽게도 라울은 한 사람 뿐이지만. 그래도 그 한 명의 라울은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얻어내게 해줬지요. 카를로스의 어시스트도 좋았지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라울 뿐이었다는 게 더 중요한 겁니다. ...뭐 그래도 당분간은 좀 미워할겁니다 ㄱ-

나머지는 뭐 ㄱ- 아. 레예스. 레예스도 알베스급이던데요, 연기가.

Posted by 銀_Ryan :